[팩트맨]길거리 모금, 누구나 할 수 있다?

2019-12-30 5



연말을 맞아 길거리에는 많은 자선 단체들이 이렇게 모금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온정의 손길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요.

[조병진]
"'불우이웃돕기에 쓰고 있습니다'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한테 갈 수도 있는 거고…."

[고하경]
"기부금액이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모르다 보니까 인터넷으로 많이 기부하고 있는 편이에요."

많은 사람이 제대로 쓰이는지 의심하고 있는 길거리 모금,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걸까요.

스튜디오에서 따져보겠습니다.

먼저, 1년 동안 모금한 돈이 1천만 원을 넘으면 행정안전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1천만 원 미만이라면 언제, 어디서 길거리 모금을 하더라도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불우이웃을 돕겠다며 모금한 돈을 다른 목적으로 빼돌릴 경우 사기나 횡령죄로 처벌 가능한데요.

정부로부터 정식 허가를 받은 구세군 자선냄비를 모방한 '짝퉁 구세군 냄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김효선 / 변호사]
"기부금을 모집 목적과 다르게 임의로 사용할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닥이 조금 넓은 원통형 모양에, 구세군 확인증이 붙어 있어야만 구세군이 운영하는 정식 자선냄비인데요.

비슷한 냄비를 이용해 돈을 빼돌릴 경우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 수는 없을까요.

[곽창희 / 구세군자선냄비본부 사무총장]
"홈페이지에 들어오시면 사용 용처가 분명히 기록돼있기 때문에 내가 낸 후원금이 이렇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1천만 원 이상을 모금한 기부 단체의 경우 기부자 의사에 따라 사용 내역을 공개하도록 하는 기부금품법도 입법예고돼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기부금을 깜깜이로 운영하는 일부 자선단체 때문에, 연말을 맞아 불우한 이웃에게 보내는 따뜻한 관심이 사라지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이상 팩트맨이었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영상취재 : 이승훈
연출·편집:황진선 PD
구성:박지연 작가
그래픽:임솔, 유건수 디자이너